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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생각과 글/박용진의 논평

박용진 대변인 - 지각정부사태 책임은 박근혜, 여당/ 대통령이 사보타주 할때인가? / 새누리 정치 존재감을 민주당이 걱정하는 상황

박용진 대변인, 오전 현안 브리핑

 

□ 일시 : 2013년 3월 6일 11시 30분

□ 장소 :국회 정론관

 

■ 비대위원회의 비공개 부분

 

오늘 비대위회의가 있었지만 안건처리는 따로 하지 않고 원내상황보고와 일반적인 당무보고만 진행됐다.

 

대신 오늘 24시 민원센터가 개소했다. 매일매일 한명의 국회의원, 지역위원회가 일일센터장 역할을 하며 국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남대문시장 새벽 방문 등 민생현장방문과 더불어 24시 민원센터 운영으로 민주당은 국민과 더 가까이 하려는 노력, 변화된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 지각정부사태의 모든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

 

오늘 청와대는 지금 상황을 국정수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비상시국이라고 규정하면서 일종의 야당 압박정치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다시 확인하지만 지각정부 사태의 모든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무총리 지명 자체가 2월 8일로 늦었고, 장관 인선도 2월 13일과 2월 17일 무더기로 지각지명을 했다.

 

국무위원들에 대한 무더기 지각지명사태로 인해 정부구성이 늦어지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 앞에서 짜증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제출한 것도 이명박 정부보다 9일 정도 늦었다. 인수위 출범도 늦었다. 인수위가 1월 6일 공식 출범했는데 김대중 정부는 97년 12월 26일로 해를 넘기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도 12월 30일로 해를 넘기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도 12월 26일 인수위를 공식출범시켜 해를 넘기지 않았다. 그런데 해 넘겨 1월 6일 출범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이다.

 

인수위 출범도 늦고 정부조직법 개편안 제출도 늦고 국무총리와 장관 지명도 모두 늦은 대규모 지각사태를 유발해놓고 이제와서 야당탓, 국회탓을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청와대의 책임 떠넘기는 태도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

 

■ 지금 대통령이 사보타주 할 때인가?

 

오늘 청와대는 지금 정상적 국정수행이 어려워 비상시국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지금 상황 자체가 비상상황이다. 안보와 민생 모두 어렵다.

 

유엔의 대북제재로 북이 초강경자세로 나오는 등 안보가 불안해지고 있고, 경제상황이 악화되어 서민생활물가가 들썩이는 등 국민생활안정 역시 심각하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업무를 방기하는 일종의 정치적 사보타주를 하고 있다.

 

지금의 비상시국 상황은 청와대 비서실에 수석비서관들이 모여 매일 점검회의를 하는 것 정도로 극복될 수 있는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안보와 민생에 있어서는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붓고 국민적 단결을 끌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과 국회에 대한 압박, 분열정치만 일삼고 있다.

 

몹시 안타깝고 답답하다. 비상시국이라면서 국회가 청문 절차를 마무리한 장관 후보자들에게 임명장 수여를 미루고, 국무회의를 두주째 보이콧하는 등 대통령의 야당압박용 국정 사보타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과 안보를 제대로 챙기지는 못할망정 민생과 안보를 대야당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98년 한나라당이 국무총리 인준을 9개월이나 통과시켜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IMF 경제위기를 이겨내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북송금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고건 총리 후보자 인준을 처리하지 않는다며 횡포를 부리는 가운데에서도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그런데 막중한 국정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대통령이 각종 법령과 현안이 산적한 국무회의를 무산시키고,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도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자해적 정치행위이며 민생과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최악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다.

 

9년에 걸쳐 1,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어뢰 ‘홍상어’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고 있고 실험발사된 홍상어는 실종되었다는 소식에 국민들을 쓰라리게 한다. 그런데 실종된 것이 어뢰뿐인가?

 

국민대통합을 약속하며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대통합의 약속도 실종되어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기간 목청 높여 외쳤던 국민대통합과 통합과 상생의 정치는 취임 열흘 만에 실종되어 실험발사에 실패해 행방불명된 홍상어 신세가 되어 버렸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사보타주, 안보를 볼모 삼는 대 야당 압박, 민생을 정쟁도구화 하는 자해적 국정운영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하루속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며 국민대통합이라는 대선기간 약속도 실천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 새누리당의 정치적 존재감을 민주당이 걱정하는 한심한 상황

 

오늘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대위회의에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영방송사 임원추천 의결 방식을 변경하고 개원 국회의 합의사항인 언론청문회를 실시하고 각종 비리 의혹과 논란의 당사자인 MBC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킨다면 방송 공정성에 대한 대통령의 다짐과 진정성을 믿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일언지하에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법과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고건 국무총리 인준 처리와 대북송금특검은 무슨 관계가 있어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그것을 붙잡고 그 난리를 부렸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어떻게 야당이 꼬인 협상을 풀기위해서 야당이 나서서 대안과 타협선을 먼저 제시하고 여당은 반대만 일삼고 있다는 말인가?

 

지금 새누리당은 청와대 원격조정 지도부가 장악한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한 리모콘 부대로 전락했다.

 

자신들이 나서서 민주당과 마련한 합의안을 합의 발표 5분전에 스스로 걷어차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를 하고 있고, 야당의 양보와 타협안 제시에 반대만 외치는 무기력한 여당이 되어 버렸다.

 

1년에 무려 170억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국민혈세로 받아 챙기는 원내교섭단체인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청와대의 업무지시에 좌지우지되는 한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박 대통령은 진정성을 믿어달라고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진전된 태도를 보여주셔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여당이 그 내용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방송장악이라는 큰칼을 차고도 절대 그것을 휘두를 생각이 없다면서 ‘나의 선의를 믿어달라’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아예 칼을 차지 않는 것이 진정성 있는 태도이다. 또 선의를 믿어달라 말하기 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새누리당이 하루빨리 박근혜 대통령의 여당으로서가 아니라, 국회 원내교섭단체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원내 제1당으로서의 정치적 존재감을 회복하기 바란다.

 

어쩌다 새누리당의 정치적 존재감을 야당 대변인이 걱정해야하는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국회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서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 말씀드렸다.

 

2013년 3월 6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