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변인, 오전현안브리핑
□ 일시 : 2013년 2월 6일 오전 11시 4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 안보와 평화는 한 주머니에 담아야 한다
오늘 오전 연평도에 방문하기로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늦어졌다. 다만 오늘 연평도 방문은 최근 북한 핵실험 위기 고조 국면에서 민주당이 평화라는 왼발과 안보라는 오른발로 한반도 안정화와 통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연평도에서 열리는 비대위회의에서는 한반도평화안보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고발장 접수 관련
오늘 오후 2시에 민주당은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박범계 의원과 제가 함께 갈 예정이다. 형법상 직권남용, 경찰공무원법 위반의 혐의가 있다.
김용판 서울청장이 이번 수사를 계속 지휘할 경우, 어설픈 대선개입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심야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그것을 두둔하고 무마하려고 사건 수사를 적당히 하거나 축소·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어 아예 수사라인에서 제외해야한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었다.
김용판 청장은 심야기자회견을 통해서 수사상황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왜곡하고 축소하려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형법상 직권남용, 경찰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경찰의 수사태도는 그야말로 느림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언론사 취재만도 못한 수사능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국정원 불법대선개입과 관련해 보이는 태도는 수사능력을 의심케 하지만 수사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수사의지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돌이켜보면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의심의 현장을 고발하고 지적했을 때 경찰은 수수방관했고 국정원은 오히려 저희에게 화를 냈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증거를 내라고 고성방가를 했다. 이런 삼박자 맞춤 끝에 이 문제를 대충 덮으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시시각각 드러나고 있는 사실은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려 했고 경찰은 이것을 은폐·축소하려했고, 고성방가를 일삼았던 새누리당은 얌전하게 입을 다물고만 있다는 점이다.
수사결과가 드러나는 대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겠지만 느림보 수사, 수수방관 수사를 거듭하는 경찰이 이 문제에 대해서 경찰의 명예를 걸고 제대로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수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단어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고 실현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 수사가 4대강사업에서 국토부는 거짓말을 하고 감사원은 부실감사를 일삼아 5년간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던 일이 반복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경찰은 부실수사를 진행하고 국정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한다면 이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도 이 사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한다. 국정원의 불법대선 개입의혹이라는 천인공로할 국기문란사건에 대해서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계속 침묵만 유지한다면 향후 5년간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 새누리당 이동흡 표결처리 주장은 새정권 출범 앞두고 흉한 꼴을 자청하는 것
박근혜 정권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이 이동흡 후보자의 국회표결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일을 하려고 하는 것에 어떤 대꾸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이동흡 후보자는 국민 마음속에 이미 탄핵된 사람으로 헌재소장은커녕 공무원으로의 기본 자질도 안 되는 사람으로 밝혀졌다.
새 정권 출범이라는 좋은 일을 앞두고 이미 끝날 일로 정권초기 부담을 스스로 키우려는 게 아니라면 이동흡 후보자를 자진 사퇴시키는 데 당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할 일이다.
새누리당이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은 거부하면서 표결처리만 주장하는 것은 국민여론 무시한 채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회에서 강행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다.
인사문제를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사 아니겠는가. 국가중요 직책에 대한 여당의 태도가 이렇게 무책임해서야 되겠는가.
부적격 인사를 청문회에 올린 것도 국민들께 송구해야할 마당에, 어떻게 국회표결까지 강행하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잘못된 선택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라도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 여당의 책임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이다.
■ 이동흡 후보자는 국회혼란과 여야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자진사퇴하라
이동흡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했다. 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인 알았더니 내용을 보니 전혀 그런 뜻이 없다. 그러면서 “청문회가 염라대왕 앞에서는 느낌”이라고 했다.
청문회가 염라대왕이었으면 훌륭하게 자기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뜻이다. 업경대라는 것이 있다. 염라대왕이 다스리는 명부에 있다는 거울인데, 그 거울 앞에서 자기가 살아있을 때의 일을 모두 말해야 한다.
청문회가 업경대의 역할을 했다면 정말 훌륭한 역할을 한 것이고, 이제 남은 일은 자신의 부적절한 과거가 드러난 이동흡 내정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다.
이동흡 후보자는 헌재소장 지명소식을 천사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이번 청문회의 교훈은 어떤 국가지도자의 자리도 저승사자 옆자리라고 하는 두려움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든 염라대왕의 업경대 앞에서 스스로 자신 있지 않으면 공직의 부름이 있어도 나가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교훈을 이동흡 후보자가 세웠다. 국회혼란과 여야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이동흡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후 50일 평가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50일이 눈앞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당선되고 100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먼저 대선공약실천을 공동으로 하자는 제안을 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은 아무런 말이 없다.
야당과 국민들과 불통하면서 50일을 허송세월했다. 당선인의 지지율은 이제 당선 당시의 득표율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전 당선자들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희한한 일이다.
국가안보에 철저한 것은 좋지만 대언론 보안에 집중하며 국민과 불통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그 덕에 정책제안과 아이디어로 뜨거워야 할 당선인 주변에 깜깜이 인수위, 나 홀로 인사, 자택검증 등의 신조어만 난무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제도 탓, 야당 탓을 하려 해선 안 되고 잘못이 확인될 때 현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해서도 안 된다.
박근혜 핸드백 대박 기사는 당선 50일의 슬픈 자화상이다. 국민과 불통하고 기자와 언론에 보안만 강조하다보니 당선인의 핸드백 기사가 나가고 해당 물품만 대박 났다고 한다.
국민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정책의지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핸드백에만 관심 갖게 하는 슬픈 상황을 다시 돌아보아야한다.
당선되고 50일 동안 지속된 불통의 결과로 총리후보는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하고 당선인의 정책이 대박 나는 게 아니라 핸드백만 대박 나고 있어 안타깝다.
이제라도 귀를 열고 대화를 나누기 바란다. 야당과 국민의 의견을 소중히 하고, 언론의 비판을 나서서 자청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2013년 2월 6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