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변인, 오전 현안브리핑
□ 일시 : 2013년 1월 31일 오전 9시 5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엄중한 불법행위이며 국기문란사건
<한겨레>보도에 따르면, 지난 대선 당시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가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모이는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을 90차례 이상 직접 쓴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은 그동안 "김씨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설명해왔고, 오히려 민주당을 고발조치하는 등 행태를 생각해보면 사실확인보도가 주는 충격은 몹시 크다.
경찰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쓴 글이 있으나 대선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확인했던 점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국정원과 경찰이 밝혀온 김씨의 활동이 모두 거짓이라면 이문제는 몹시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국가존망의 대선에서 불법개입을 통해 민심호도행위를 한 것이고 국정원은 이를 조직적으로 지시했거나 불법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조 비호해 온 것이다.
이는 국정원이 법으로 금지한 국내정치 개입이자 중요국가기관과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한 범죄행위이다.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엄중한 국기문란사건으로 반드시 어디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할지 살이 떨릴 지경이다.
보도된 내용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대선 개입 의혹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고 수사당국이 제대로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대선개입, 불법정치공작을 수행한 것을 확인되고 있는 국정원에 대한 책임추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확인된 아이디만 가지고 해당 사이트 검색창에서 검색만 해봐도 확인할 수 있는 이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 대선과 관련한 활동을 한 바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경찰의 사건 축소와 범죄행위 비호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관련보도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정원의 불법정치공작 의혹에 대해 덮어놓고 비호에 나섰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 김용준 낙마, 실시도 못한 청문회 탓이 아니라 박근혜 당선자 책임이다
어제 박근혜 당선인이 강원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하는 자리에서 “공직 후보자를 불러다가 너무 혼을 내고 망신을 주는 식의 청문회가 이뤄지니까 나라의 인재를 불러다 쓰기가 참 힘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청문회가 좋은 후보자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가족 및 친·인척 관련 내용을 공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청문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피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굉장히 걱정스럽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청문회에는 예수가 와도 통과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하며 서로 박장대소하며 웃었다고 한다. 지금 안가에 모여서 이렇게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얘기를 할 때인지 우려가 든다.
한마디로 박근혜 당선인의 인식이 몹시 우려스럽고, 국민과의 현격한 인식차이가 매우 당황스럽다.
당선인이 부실 인사검증 책임에 대해 ‘유감’이라는 최소한의 입장표명도 없이 안가에 자당 의원들과 모여앉아 청문회 탓, 남 탓만 하고 있었다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미 여당내에서도 박 당선인의 자택 검증, 나홀로 검증, 깜깜이 인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박 당선인은 왜 남 탓을 하는가?
게다가 이번 김용준 지명자 자진사퇴 사태는 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이었고, 야당 청문위원들이 아직 몸풀기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이 이미 공개된 사실들을 모아 나열만 했을 뿐임에도 이를 못 견디고 후보자가 물러난 것이다. 왜 청문회라고 하는 제도를 탓하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총리지명자의 자진사퇴 사태에 대한 책임은 청문회 제도, 야당의 거센 검증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인물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추천한 박근혜 당선인 본인에게 있다.
보수언론이 주도한 도덕적 잣대에도 견디지 못하고 탈락한 부적격인사를 추천한 배경과 과정에 대해 책임 있는 언급도 없이 남 탓으로 일관하는 박 당선인의 시각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번 김용준 파동이 가져온 국민적 충격이 얼마나 큰지 모르고 “우리나라 청문회는 예수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큰소리로 웃었다는 박 당선인과 여당의원들의 상황인식은 국민들로 하여금 모멸감을 갖게 하고 있다.
■ 정부 총리직 부적격인사가 정부 인수업무는 계속하겠다는 건가?
그냥 인수위원장직을 그대로 수행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도덕적 하자 문제로 총리지명을 자진사퇴한 사람이 총리 못지않게 중요한 직책을 그냥 수행하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인수위원장 직 물러나라고 시위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제대로 된 정권인수 작업에 얼마나 힘과 권위가 실릴지 걱정이다.
새 정부 총리직 부적격인사가 새 정부 인수업무는 계속하겠다는 부적절한 태도에 국민들이 몹시 난감해 할 뿐이다.
2013년 1월 31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