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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생각과 글/박용진의 논평

박용진 대변인 - 김용준 사퇴 후 / 이동흡도 자진사퇴 해야 / 이동관 발언에 대한 박근혜의 입장은?/ 정치와 행정이 개그, 코미디

박용진 대변인, 오전 현안 브리핑

 

□ 일시 : 2013년 1월 30일 오전 10시 25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김용준 사퇴가 남긴 숙제들

 

불행한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차라리 정권 출범 이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김용준 후보자의 사퇴는 몇 가지 숙제를 남겼다.

 

첫째, 인사검증과정의 문제점이 밝혀졌고,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자택검증”에서 “시스템검증”으로 인사검증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과 야당에게 철통보안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비판과 충고를 자진해서 요청할 필요가 있다.

 

인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큰 정치의 흐름인데,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과 정치를 하려하지 않고 국민을 통치하려들면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셋째, 우리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기준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

 

병역 뿐 아니라 재산형성 과정, 위장전입 등의 항목은 이미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공직에 나서서는 안 될 것이다. 사전 검증과정에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이 부분에 대해 엄밀한 잣대를 마련해주기 바란다.

 

이동흡 후보자도 자진사퇴를 빨리 결정하기 바란다

 

이동흡 후보자가 두문불출 막후구명 작업으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명철회라는 제도적 장치도 없고 그런 사례도 없었기 때문에 자진사퇴로 더 이상의 부담을 지우지 말고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정답이다.

 

김용준 후보자도 사퇴한 마당에 이동흡 후보자도 자진사퇴를 통해 설 이전에 박근혜 새 정부가 깔끔하게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민적 요청사항이다.

 

■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에 대한 박 당선인의 입장이 궁금하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28일 MBN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면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서로 입장을 알고 하는 게임”이라는 발언을 했다.

 

국민들 앞에서 마치 양측이 심각한 충돌이라도 할 것처럼 으르렁 거렸지만, 그 내부를 잘 아는 이동관 전 수석의 이 발언은 이번 사면이 “짜고 치는 밀당”이었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확인시켜주는 발언이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묻겠다. 이번 특사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던 박근혜 당선인은 이동관 전 수석의 게임발언이 천기누설인지 실언누수인지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정치와 행정이 개그와 코미디 주역으로 나서는 시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12월23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에 대한 행정지도를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일단 반말을 했다는 것과 시청자에 대한 예의와 방송에 품위를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부분이었다고 한다.

 

또, “아직 국정을 시작하지도 않은 대통령 당선인을 대상으로 훈계조로 발언한 것은 바람직한 정치풍자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달았다.

 

저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개그를 하는 줄 알았다. 왜 이런 불필요한 행정조치를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이것을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참 암담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밝힌 대로라면 바람직한 정치풍자란, 임무를 시작한 대통령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훈계조가 아닌 청원조로 해야 하고, 반말은 일절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왕의남자”, “광해”라는 영화에서 보았듯이 저잣거리의 정치풍자는 임금에 대한 성적 모멸감까지도 풍자와 해학으로 받아들여졌고 절대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것이 조선시대에도 그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의 행정지도는 정치풍자라는 희극인들의 권리를 정부기관이 규제하고 빼앗아가려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엉뚱한 코미디 조치이다.

 

이번 방송통신심위의원회의 결정으로 용감한 녀석들의 이 말이 더 와 닿는다.

 

“코미디 하지 마라. 우리가 할 게 없다. 왜 이렇게 웃기냐. 국민들 웃기는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나랏일에만 신경 쓰기 바란다. 그리고 진짜 웃기고 싶으면 개콘에 출연해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개그를 계속 하실 요량이면 개콘에 출연신청하시기 바란다.

 

정치와 국가기구가 개그와 코미디를 일삼는 현실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

 

2013년 1월 30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