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변인, 오전 현안 서면브리핑
■ RO수사는 국정원에 맡기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 위한 국회RO!
정치권에 영원히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말이 있다면 ‘과유불급’이다. 모든 일에 지나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요즘 행태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석기 사태 홍수에 국정원 개혁도 경제민주화도 민생도 다 떠내려 보내고 정국주도권이라는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장사꾼 같은 태도마저 보인다.
자격심사가 불발되자 제명안을 제출해 기소도 안 된 사건에 대해 국회전체를 섣부른 틀에 밀어 넣으려 하고, 새누리당 주요간부는 공개석상에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31명의 의원은 모두 종북, 간첩이라는 황망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한다. 가히 신 매카시즘의 본부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대선에서 불법 개입한 국정원 행위를 감싸고도는 것도 모자라 온 국민이 원하는 국정원 개혁을 외면하고 셀프개혁을 주장하며 사실상 국정원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안을 어디서 만들든 그 최종 논의는 법의 제정과 개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국회논의를 부정하는 것은 국회의 기능을 스스로 무시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RO에 대한 수사는 수사기관인 국정원, 검찰에게 맡기고,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10%와 검찰총장도 종북이라고 주장하는 마녀사냥연합에서 벗어나 국기문란 국정원개혁연합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 “의원폭력”, “오물투척”, “상영중지” 다양성에 대한 위기는 시민사회의 위기이다
우리사회에 좋지 않은 징조들이 거듭 나타나고 있다.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당보를 배포하던 민주당 국회의원이 백주대로 서울 한복판에서 폭행을 당했다. 영화감독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커플 공개결혼식에는 이를 반대한다며 오물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법원의 상영결정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폭침사건의 의문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의 상영이 일방적으로 중지되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남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입부터 막아보려는 직간접적인 사회적 폭력이다.
민주당을 싫어할 수도, 국정원 개혁을 반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동성커플의 법적 권리 인정을 반대하고 동성애를 혐오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표현의 자유와 소중한 행사를 망치는 것은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은 일이다.
북이 도발한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의심을 갖는 영화가 우리사회의 통합을 해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원이 허용한 결정을 무력화하는 법위의 권력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전순옥, 양승조 의원에 대한 폭행과 이 행위들이 하나의 흐름이라는 사실이 더 우려스럽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폭력을 가하고 오물을 투척하고 말할 공간을 폐쇄해 버리는 사회는 위기의 사회이다. 시민의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는 아픈 사회이다.
우리가 북한체제를 비판하고 북한체제를 추종하는 이들을 비판하고 처벌하는 이유는 그 사회가 획일적 사회이고 민주주의에 반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우리헌법의 소중한 가치이고 우리사회의 합의점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상대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다양성에 대한 공격, 상대에 대한 불인정은 시민사회의 위기징후이며 민주주의를 흔드는 적대행위이다. 우리사회의 위기가 간단치 않음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민주당의 역할이 무겁게 느껴지는 시절, 민주당 지도부는 4.19 묘역에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회복의 길에서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2013년 9월 8일
민주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