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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생각과 글/박용진의 논평

박용진 대변인 - 대통령만 달라지면 된다 / 국정원사건 의원,기자해킹시도, 협박?/ 심재철 낯부끄러운 버티기

박용진 대변인, 오전 현안 브리핑

 

□ 일시 : 2013년 3월 28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 대통령만 달라지면 된다

 

며칠째 청와대 인사사고와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와 민정수석 교체를 요구했다. 참사수준에 비해서 최소한의 문책요구였다. 그런데 청와대는 아랑곳 없이 그냥 지나갈 모양이다. 여당 내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어제만 해도 조해진 의원은 “대통령 인재풀이 좁다. 야당에게도 인사추천 받아라”는 파격발언을 했고, 남경필 의원은 “하향식 인사시스템이 문제”라며 내리먹이는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상돈 전 비대의원은 "허태열 비서실장이 사과할 것이 아니라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상일 대변인도 청와대에 문책을 정면으로 요구한 바 있다.

 

여당의 이런 분들이 분발할수록 야당 대변인이 할 일 없어져 난처하기는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야당도 여당도 국민도 모두 청와대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박근혜 대통령만 오늘도 수첩에 뭔가를 조용히 적고만 있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모두가 불편해하고 문제제기하는 청와대의 인사시스템 붕괴상황을 그냥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이젠 대통령만 달라지면 된다. 문제를 인식하고 민주당의 최소요구사항인 대통령 사과와 민정수석 교체를 수용하기 바란다. 지금은 덮어 끌 수 있는 작은 불씨이지만 내버려 두면 거친 봄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큰 불로 번질 수도 있다.

 

지금은 야당의 요구와 여당 일부인사들의 얘기가 괘씸할지 모르지만 대통령 사과와 민정수석 교체라는 민주당의 최소요구가 들판을 불태울지도 모를 불씨를 잠재우는 고마운 물 한바가지라고 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국정원 사건 의원실 기자 해킹시도,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인가?

 

국정원 댓글공작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지시 의혹을 폭로한 진선미 의원실과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해외 소재 IP에서 해킹 시도가 있었다.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만큼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 그러나 이번 해킹시도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무섭다.

 

포털업체가 알아채는 어설픈 해킹시도가 몰래 무슨 정보를 빼가려했다기보다는 일종의 위협경고메시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해킹 시도는 의적 일지매의 매화 한 송이처럼 낭만적이기 보다는 자고 난 머리맡에 놓여진 칼 한 자루처럼 섬뜩하다.

 

혹시나 이런 해킹시도의 이유가 국정원의 국가반역행위 의혹에 대한 진실에 접근하려는 진선미 의원과 민주당, 언론사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였다면 이 또한 심각한 반역행위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Deep Throat: 내부 고발자), 90년 보안사 민간인 불법사찰을 고발한 윤석양 이병,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고발한 장진수 주무관까지 모두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온갖 협박과 회유를 받았다.

 

이번 해킹사건은 진실을 밝히려는 움직임에 대한 협박으로 보이지만 진선미 의원도 민주당과 언론사도 모두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국가안보를 지키라는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해 정권충성부대로 전락한 것은 나라를 지키라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삼은 국가반역행위와 같다.

 

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밤길 조심하라!”는 식의 이번 해킹사건의 협박 메시지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 심재철 의원의 낯부끄러운 버티기

 

심재철 의원이 우려했던 것처럼 국회 윤리특위 위원직만 사퇴하는 것으로 사건을 대충 마무리하려는 것 같다.

 

심재철 의원이 이번 논란을 윤리특위 위원 사퇴로 마무리하려는 것은 일종의 꼬리 자르기이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온 국민이 다 알아버린 낯부끄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심재철 의원이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계속 활동한다면 그동안 성추문으로 당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억울해서 누가 해소해줄 것인가?

 

여기자 성추행으로 물러난 최연희 전 의원, 제수씨 성폭생 의혹으로 당에서 쫓겨난 김형태 의원,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역시 당에서 쫓겨난 강용석 전 의원, 여성비하 발언으로 공천을 반납한 석호일 씨.

 

이 분들의 변명은 이렇다. 최연희 전 의원은 술에 취했을 뿐이고 김형태 의원은 사실무근일 뿐이고 강용석 전 의원은 진로상담을 해줬을 뿐이고 석호일씨는 여성을 예찬했을 뿐이다.

 

이런 분들은 다 당에서 쫓겨나고 심재철 의원은 여전히 최고위원 자리에 앉아서 당을 진두지휘하고 야당을 공격하는 말씀을 일삼는다면 어느 국민이 이런 새누리당을 여당으로 믿고 존중할 수 있겠는가.

 

이제 당사 앞에 최연희, 김형태, 강용석, 석호일 네분이 돗자리를 깔고 단식농성에 들어가도 새누리당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심재철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도덕성의 수준을 드러내는 일로 무책임한 정치의 표본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발언할 자격이 없고, 정치인의 거짓말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2013년 3월 28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