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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생각과 글/박용진의 논평

박용진 대변인, 오후 현안브리핑 2012년 3월 30일

박용진 대변인, 오후 현안브리핑

 

□ 일시 : 2012년 3월 30일 오후 2시 30분

□ 장소 : 국회 정론관

 

■ 대한민국이 22년 전으로 돌아갔다

 

1990년 윤석양 이병이 군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폭로 사건 이후 또다시 권력기관이 국민을 감시하고 불법 사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은 오늘 22년 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1990년 국군 보안사령부에 근무하던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1,303명의 불법사찰 내용이 담긴 디스켓을 들고 탈영하고, 이와 관련 된 내용을 양심선언을 통해서 밝힌 사건이,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 사건이다.

 

('보안사 민간인 사찰사건'인데, 사찰 대상에는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까지 포함되어 있었고 당시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사건)

 

그런데 22년 전의 사건이 군사정권 시절의 일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선거로 선출된 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집단과 똑같은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에서 가히 충격적이다.

 

이 엄청난 일에 대해서 민주통합당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인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윤석양 이병의 폭로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까지 어느 누구도 휘두르려 하지 않았던 불법 권력을 이명박 정권이 마음 놓고 휘두른 것이다.

 

이제 민간인 사찰 범죄와 은폐조작 시도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모든 것이 확연해졌다.

 

세가지 측면에서 이 사건을 비교해 보려한다.

 

우선 정권의 태도다. 1990년 노태우 정권은 군사정권의 연장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발생한 10월 4일 윤석양 이병 양심선언 이후 그 다음날 국방부가 사찰 사실을 시인했다.

그 리고 나흘이 지나서 당시 국방장관 이상훈과 조남풍 보안사령관을 전격 경질하고, 이후에 취임한 이종구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민간인 사찰은 불법’임을 인정하고 보안사 서빙고 분실을 폐쇄했다. 하급부대 보안반 철수하고, 지방보안파견대도 폐지함과 동시에 국군보안사는 국군기무사로 개편됐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사찰 사실을 시인하기는커녕 관련자들의 증언을 입막음 하고, 은폐하려 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동원하고, 권력을 동원하고, 취업알선을 내세워서 국민들 앞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감추려하고만 있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정부를 노태우 군사정권보다 어떻게 낫다고 할 수 있겠나.

 

비교해 보건데, 이번 사건은 최소한 국무총리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이 퇴진을 요구했던, 권재진 법무장관은 반드시 물러나야 하고, 임태희 전 실장과 함께 검찰수사를 받아야 할 일이다.

 

또 어처구니없는 일은 검찰의 태도다.

 

아시다시피 관련한 자료를 내부에서 윤석양 이병 같은 누군가가 폭로한 것이 아니다. 검찰의 수사기록에 이미 다 있는 내용이다.

 

검찰은 권력기관의 불법사찰 사실을 알고도 덮었다. 이게 더 무서운 일이다.

 

검찰은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을 기만하고 속이려하는가. 언제까지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야당에게는 출판기념회 초청장사건까지 압수수색해가며 호들갑을 떨면서 정권의 천인공노할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파묻기에 급급하다. 이런 검찰의 태도가 어떻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나.

 

이번 재수사에 검찰의 모든 것을 걸어보라. 아니면 모든 검사가 검사직을 사직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 검사라고 얘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다.

 

22년 전 군 이등병이 한 일이다. 대한민국 검사가 몇 명인가. 군 이등병이 한일만큼도 못한 사람이 어디 가서 대한민국 검사라고 큰소리를 칠 수 있겠는가. 검찰의 양심을 지켜보겠다.

 

새누리당 태도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겠다. 오늘 새누리당 대변인의 입장발표를 보면 우리가 피해자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무관하다, 책임 없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우리가 피해자고 무관하다는 주장을 믿어줄 국민은 아무도 없다.

새누리당은 여당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지 난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여당의 태도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이름이 바꿨을 뿐 한나라당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을 함께하고 있는 정치세력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 반값등록금 하겠다는 겁니까 안하겠다는 겁니까?

 

어제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께서 이곳 정론관에서 기자들에게 말씀 드린 내용이다. 새누리당이 여러분에게 발송한 내용이고 포털사이트에 걸려있는 내용이다.

 

브리핑 제목이 ‘새누리당은 반값등록금 약속합니다’이다.

 

영어도 아니고, 아라비아어도 아니다. 정확하게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한글로 되어있다. 브리핑 내용 중에 3번이나 반값등록금을 약속한다는 말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반값등록금 약속합니다.’

 

‘새누리당은 반값등록금을 꼭 이루겠습니다.’

 

‘새누리당은 오늘 한 이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조윤선 대변인께서 하신 내용이다.

 

이 내용으로 보면, 우리는 하고 싶었는데, 민주통합당에서 못하게 방해하지 않았느냐. 선수 치듯이 반값등록금 하자고 제안해 왔다며 우리가 더욱더 적극적이고 진심을 가진 세력이라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나중에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를 보면, 기존에 내놨던 '등록금 완화조치'를 위한 예산확보, 국가장학금 지원과 일부 등록금 인하를 통해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값등록금이다. 등록금 ‘반값정책’이지, 등록금 ‘완화정책’이 아니다. 등록금‘반값정책’이지 ‘장학금 제도’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왜 같은 한글을 쓰고 같은 언어를 쓰는데 입장이 다른지 모르겠다.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공당의 대변인의 입장이 이렇게 앞뒤 안 맞는 얘기를 할 수 있나.

 

어제 브리핑을 통해서 이명박 대통령처럼 약속하고 딴청 피우면 안 된다. 반값등록금을 얘기해놓고 심리적 등록금 반값이었다는 이주호 장관처럼 얘기하면 안 된다는 말 드렸는데 결국 딴청피우고 결국은 다른 말을 하는 것이 됐다.

 

대변인은 그 당의 입이다. 입과 행동이 다른 것을 언행불일치라고 이야기한다. 언행불일치가 계속되면 그 사람을 정신없는 사람으로 이야기한다.

 

대변인의 브리핑이 잘못된 것인지, 새누리당의 정책이 틀린 것인지 분명히 하라.

 

민간인사찰 청와대 은폐 의혹은 딴청피우고, 문대성 논문표절은 침묵하고, 반값등록금 문제는 좌충우돌하는 새누리당에게 국민의 심판은 단호할 것이다.

 

2012년 3월 30일

민주통합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