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용진의 하루/박용진의 오늘

[210109] '공정'을 요구하니 '행정'으로 대답하는 동문서답 금융위

■ ‘공정’을 요구하니 ‘행정’으로 대답하는 동문서답 금융위
- 제도적 구멍 있는 공매도 재개 강행 신중하길 재차 요구합니다. 

어제 11일, 금융위원회는 “현재 시행중인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지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논란이 생기자 금융위가 재개 강행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입니다. 

금융위의 태도는 무책임합니다. 
지난 9월 공매도 금지를 6개월을 더 연장해 오는 3월 16일부터 재개될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행정방침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의 주식시장 상태를 분석하거나 예측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버블 상태인지 정상화 과정인지, 주가가 하락할지, 더 뛸지에 대한 입장을 갖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원칙으로 삼고자 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의 ‘공정’입니다.
제도적 손질을 했다고 하지만 현재의 공매도 제도는 불법행위에 구멍이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이는 금융위도 알고, 저도 알고, 시장참여자들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제도적 보완으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지난 법안심사 과정에서 누락된 ‘공매도 금지사유’도 많고, 공매도 금지 기간임에도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한 수만 건의 불법공매도 의심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처벌은 강화했지만, 차단에서는 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불법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많은 제도적 장치가 발표되었지만 결국 불법공매도를 근절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구멍 난 불공정한 제도, 부실한 금융당국의 대처로 피눈물 흘리는 것은 다름 아닌 개미투자자들, 바로 우리 국민들입니다. 불공정과 제도적 부실함을 바로잡지 못한 채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예고된 일정이니 재개하겠다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까? 책임 있는 태도입니까?

박용진은 ‘공정’을 이야기했는데, 금융위는 ‘행정’으로 동문서답합니다. 
배를 타고 있는 국민들은 ‘구멍이 있어 물이 샌다’고 걱정하는데, 금융위는 무책임한 선장처럼 ‘구멍이 작아 문제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공정은 정치인들의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닙니다.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세력에 의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한 행위 때문에 삶이 무너지지 않아야 합니다.

제가 금융위원회에게 요구하는 것도 ‘손에 잡히는 공정’입니다. 
예고된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달력행정’이 아니라 ‘책임행정’을 당부하는 것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를 믿을 수 있는 충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손에 잡히는 공정이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정부의 바른 자세입니다.  

공매도 재개에 대한 금융위원회에 신중한 태도와 결정을 재차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