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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하루/박용진의 오늘

사랑하고 좋아하는 나의 기자 동지들!

사랑하고 좋아하는 나의 기자 동지들!


술 좀 많이 마시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와 이 글을 씁니다. 지금이 01:30 이네요.

술은 좀 취했는데 맞춤법, 띄어쓰기 다 잘 맞는 듯 하네요. 역시 모범생 박용진^^;

이제 대변인으로 여러분을 만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여러분과 혹은 여러분의 후배들과 존경과 두려움을 가지고 만나는 관계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믿습니다.


진보신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아무런 보장도 없이 찾아온 천둥벌거숭이로, 진보정당 독자 세력 유지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것이 진보정치의 길이다고 다짐하면서 눈물 머금고 시작한 민주당에서의 걸음, 여러분이 곁에 없었으면 정말로 진작 포기하고 말았을 지도 모릅니다. 돈도, 빽도, 계파도 없는 사람이 무려 2년 씩이나 제1 야당의 대변인을 맡았던 것 자체가 놀랍고 희한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큰 실수 없이 큰 설화 없이 대임을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모두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어제 고별 브리핑에서 드린 말씀,

“역사 잃은 지혜는 잔꾀로 흐르고, 민심 없는 정치는 술수로 흐른다.”

는 말귀는 제가 대학 1학년인 1990년 여름 어느 날 지하철 안에서 본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의 홍보 문구였습니다. 그 말씀 가슴에 담아 지금까지 견뎌 옵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배운 진보정치의 단단함을 민주당에 와서 배운 현실정치의 책임감을 통해 더 빛나게 빚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잔꾀와 술수가 아니라 “역사와 민심”을 통해 그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년 동안 창문도 없고,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지하 복식구조 대변인실에서 지내다보니 몸이 많이 상했습니다. 다행히 홍보위원장 사무실은 공간도 넓고 창문도 달린 좋은 공간이라 김한길 대표께서 배려를 크게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많은 말을 했는데, 최근에 남긴 “기춘대원군”이라는 뒤틀린 권력에 대한 비판, ‘자랑스런 불통’이라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대한민국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한 자 논평 “헐~”은 제 기억속에 계속 남는군요. 남에게 쓰라린 비판만 남기고 따뜻한 응원 한 마디 남기지 못한 것은 아쉽고 죄송합니다.


대변인 시절 보다는 바쁘지 않고, 그때보다는 여러분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그런들 어떻겠습니까! 전 여러분에게, 여러분은 제게 “동지”인 것을요.

오늘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응원의 문자, 카톡, 악수, 포옹, 웃음과 눈물바람.... 그리고 고별브리핑에 응답해주신 ‘굿바이 기사’ 모두모두 큰 선물로 안고 갑니다. 다시 고맙습니다.


우리 기자 동지들!


여야 대변인 라인에서 젊고 잘생긴(?) 사람 하나 없어졌다 서운해 하시지들 마시고..(워워) 민주당을 위해 한 토막 짧은 기사라도 애정을 담아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정말 고마웠고, 사랑했습니다.

부끄러워서 내일 아침 발송 안 할 수도 있지만, 술 깨도 진심은 그냥 진심으로 남으리라 믿고 이별 안부 인사 띄우렵니다.


홍보위원장 역할도 멋지게 해보겠습니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