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날 개표 결과에 윤곽이 잡힐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자책골’이라는 느낌. (예상을 뒤엎고 민주통합당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은) 선수(후보)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응원하는 관중들(지지층) 진짜 힘 빼는 거다. 응원단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어놨다는 느낌이어서 그게 너무 아프더라. ‘나만 좀 아프고 말자’라는 생각으로 부족한 공격자의 역할을 김유정 대변인과 함께 하며 이리저리 고군분투했는데, 그래도 안 되는구나. 나는 원래 정치인 역할 중 가장 큰 게 ‘치어리더’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됐던 거다. 보통 줄다리기를 할 때 건장한 성인 남자 40명과 60명의 승부는 다들 뻔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마음을 모아서 ‘영차영차’를 잘하면 40명이 60명을 이기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사불란함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사회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꿈, 희망 이런 것들을 분출시켜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반대로 찬물을 끼얹었으니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의 패인으로 민주통합당 내 ‘486’, ‘친노’의 문제라는 주장들이 나왔는데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얘기라고 봐야 하나.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발표 사이에서, 의사 결정 최종 결과가 어땠느냐 그걸로 봐야한다. 나는 사실 486이 어디까지가 486인지 모르겠다. 아직 이 당에서 계파 파악도 안 되고. ‘누가 다 해 먹었다더라’는 얘기는 있는데 그게 실체가 있는 얘기인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이전에 있었던 진보정당과 비교해볼 때, 진보정당엔 꿈이 있다. 허황된 꿈일지언정 그 꿈 때문에 모두가 참는다. 3일 굶은 사람이 음식을 앞에 두고 참는다면, 이 음식 말고 다른 게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짐승은 그렇지 못하고 그냥 먹잖나. 나는 꿈이 있는 정당이라면, 밥상이 차려지고 잘 될 것 같은 상황이어도 (절제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이 정당의 꿈이라고 보는데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가 있었으면, 어쨌거나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다. 한 끼를 더 굶는 거지. 대신 다른 음식을 챙기는 거지. 그런 측면에서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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