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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하루/박용진의 오늘

[210420]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는 “강한안보, 튼튼한 국방, 영리한 외교를 위한 발상전환”의 구성요소입니다.

□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는 “강한안보, 튼튼한 국방, 영리한 외교를 위한 발상전환”의 구성요소입니다. 

제가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제안드린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로 정예강군 육성 관련해 논쟁이 뜨겁습니다. “강한안보, 튼튼한 국방, 영리한 외교를 위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큰 그림을 이루는 구성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를 마치 4.7선거 이후 “‘이남자 표심’을 확인한 여당이 구애작전에 나선 것”이라는 식으로 그 의미를 축소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아쉬습니다. 

심지어 모 언론은 사설을 통해 “모병제 전환, 남녀 의무군사훈련 주장도 얄팍한 발상”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금부터 준비해 훗날에야 도입할 일인 만큼 당장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 되기 어렵다”, “정말 진지한 고민 끝에 내놓은 제안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평소 신뢰했던 언론의 사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얄팍한 지적이라 오히려 제가 실망스럽습니다.

일부 언론의 이런 관점이 “기득권 국방부”의 무책임 태도와 어떻게 다른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국가안보와 장기적인 이야기들이니까 지금 논의하자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입니다. 이 논의의 장을 여는 일이야말로 정치리더가 해야할 일입니다. 2050년 탄소중립목표도, 2057년 고갈될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이야기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안보, 국방에 대해서도 그 일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시도를 논의 초입부터 편협한 시도로 축소하고 논의의 장을 막아서는 안됩니다. 젠더갈등 프레임 안에 국가안보전략적 제안을 구겨넣는 오류나 선거 패배 극복 위한 얄팍한 시도라는 좁은 해석으로 건강한 논쟁으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모병제 전환은 우리 사회가 이미 가야할 방향으로 설정하고 중장기 과제로 진행하기로 한 오래된 과제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모병제는 언젠가 가야할 길이다”,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한다”고 말씀했고, 국방부 장관도 2020년 11월 예결위에서 제가 관련 질의를 했을 때 “장기군 구조 대비안에 모병제를 포함한 사항들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말로만 검토하고 있습니다. 책임있게 이 문제를 사회적 아젠다로 만들고자 하지 않습니다. 게으르고 무책임합니다. 

헐값에 청년들을 동원하는 과거의 방식을 언제까지고 유지할 수 없습니다.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군사안보전략상 다른 허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군을 모병제를 통한 정예강군으로 전환하고, 이를 뒷받침할 넓은 예비군제도를 모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입니다. 병역자원 대상을 적극적으로 넓히기 위해 성별을 불문하고 군사기초훈련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넓은 예비군제도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말로만 모병제 전환을 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혹자는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 경제적 약자계층이 복무를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국방부식 인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왜 안보를 맡고 있는 군인업무를 저급일자리로 고정해서 생각해야 합니까? 

우리는 코로나 국면에서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방역, 의료 종사자의 예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방 역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이 종사자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대우(예를들어 100대 기업 초봉)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을 마련하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적극 고민하자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군사문화의 개선 없이 여성의 군복무만 논의될 경우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점을 잘 압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서 여성징집을 진행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충분히 분석하고, 이 사례들에서 드러나는 부작용과 장점을 잘 분석해야 합니다. 이를통해 병역문화의 개선,  사회적 성역할을 둘러싼 각종 갈등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모병제 논의를 오랜 기간 고민해오셨던 권인숙 의원과 차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발생할 긴장관계를 어떻게 해소하고 모병제에 대한 말뿐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사회적 의제로 모병제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진지한 대화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