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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생각과 글/박용진의 생각

진보신당의 빈자리, 그리고 산 사나이 김병관


진보신당의 빈자리를 서운해 하는 “산사나이 김병관 소장”

 

지난 추석연휴 중 반나절 시간을 내서 서승목 동지와 함께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이런 날 백운대 정상에 오르면 인천앞바다가 훤히 보인다고 꼬드겨 포항 바다 사나이를 800여 미터 정상까지 끌고 올라간 것입니다.

서승목 동지는 하산 때는 산돼지처럼 날렵했으나 올라갈 때는 집돼지처럼 힘겨워했습니다.

아무래도 고산증이 있는가 보다는 엄살을 떨어가며 정상등정에 몸달아 있는 제 발목을 잡았지만 다행히 사이나 나빠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헤어지고 싶은 애인이 있으면 험한 산행을 함께 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서...)

   

 

휴일연휴라 그런지 참 많은 이들이 산을 찾았고, 그곳에서 탁 트인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의 풍광을 즐겼습니다. 개성의 송악산이 보이고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인천 앞바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행 중에 조승수 의원실 소속으로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동익 동지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냥 풍광을 즐길 수만은 없었습니다.

해발 836.5m 높이의 정상에서 등산객들을 향해 소리없는 부르짖음을 온 몸으로 쏟아내는 사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는 김병관씨의 1인 시위가 그곳에서 185일째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병관 씨는 지리산 연하천 대피소 소장을 지냈던 분으로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이 생기자 앞장서 반대운동을 전개해 언론에도 몇 번 소개되었던 분입니다.

처음 격려의 인사말만 건네고 돌아서다 다시 돌아가 그분과 몇마디 말씀을 나눴습니다.

다행히 그분이 얼굴을 기억해줘서 말씀 나누기는 수월했지만, 곧바로 쏟아지는 진보신당에 대한 서운함, “진보”자 들어가고 “환경”자 앞세우는 여러 단체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헤아리느라 면목이 없었습니다.

 

김병관씨는 추석연휴 들어가기 전 월요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한 관련 법령이 모두 통과되었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마련도 없다면서 몸이 달아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조승수 의원도 알고, 이덕우 변호사도 아는데, 진보신당에서 앞장서서 이 문제를 “진짜 설치 못하게 막아내고야 만다!”는 자세를 가져주면 안되겠느냐는 부탁도 했습니다. 그분께 차기 당대표 되실 조승수 의원이 환경문제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분이시니 당 전체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정작 제가 부대표 후보로 출마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못했습니다. 무려 185일 씩이나 산꼭대기 일인시위를 하고, 1000일을 채울 각오라고 말하는 사람, 이미 진보정당이나 환경관련 단체들의 생색내기 혹은 부족한 실천에 속상해 있는 사람앞에서 왠지 부끄러워 몸이 움츠러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생태파괴는 강 뿐 아니라 산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자본의 논리 경제의 논리라면 수천년을 이어온 자연과 생명도 한순간에 파괴하는 무자비함을 이제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1000일 1인 시위를 통해 진정한 투쟁을 호소하는 김병관씨 볼 낯이 없어 진보신당의 빈자리가 미안했고, 케이블카가 강북구 쪽이 아니라며 경계와 관심을 풀어버렸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당내에도 이 문제를 놓고 앞장서 실천하고 활동하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당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김병관씨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 진보신당의 손길과 실천을 기다리는 곳은 너무 많고, 우리의 역량은 너무 부족합니다. 새삼 힘을 모으고 역할을 나누는 조직적 지혜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진보신당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활동을 다짐해 봅니다.

 

 

 

“전태일 다리”로 이름이 바뀌어야 할 청계천 “버들다리” 위에서 한 달을 넘긴 릴레이 1인시위를 하면서, 눈길을 주고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을 보았습니다. 김병관 씨와 잠시 말씀 나누는 중에도 기운내라며 김밥을 나눠주는 아주머니나, 격려금을 그의 배낭에 꽂아주고 가는 60대 아저씨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 힘들이 부당한 결정을 바꾸고 변화를 일구는 거세 파도가 되어 나갈 수 있도록 진보신당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당원 동지들과 지지해주시는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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