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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하루/박용진 TV

대통령과 이중신호?

 

식탁 위에 맛있는 간식이 있습니다. 아이는 방금 밥을 먹었지만 군침도는 간식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손을 뻗어 간식을 잡으려는 순간 전에 엄마에게 묻지 않고 간식을 먹었다가 혼난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거실을 향해 "엄마 식탁위에 있는 거 먹어도 되요?" 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퉁명스레 답합니다. "먹어 먹으라고 둔거야."

 

간식을 먹으면서도 아이는 헷갈립니다. 왜 저번엔 혼나고 이번엔 혼안나는거지?  그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눈치를 살피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가 기분에 따라 다르게 대답하는거라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육아서적들을 보면 아이들은 이런상황에서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이야 흔합니다. 문제집을 풀다 선생님에게 모르는 문제를 물어봤는데 어느날은 "이런건 혼자서 고민해야지 일일이 물어보지 마"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날은 또 혼자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데 "모르는건 물어봐야지" 라고 말하기도 하죠.

 

요즘 대통령을 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가 된 기분입니다. 속된말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거든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을 하고 국민들이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칠때 대통령께선 "여야가 알아서 해야할일" 이라고 선을 그으시더군요.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니 대통령에게 묻지 말아달라는 의미였습니다. 야속하긴 하지만 입법에 관한 것이니 국회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원칙적 입장이구나라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을 하고 국회가 열리지 않자, 대통령께서는 "국회가 조속히 민생법안들을 처리해야한다" 며 국회를 압박하시더군요. 최경환 경제부총리 역시 담화문을 통해 민생법안의 중요성을 말하며 국회를 압박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불과 얼마전 "국회에서 여야가 알아서 할일.." 이라던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금 생각났습니다.

 

세월호 법은 국회가 알아서, 경제민생법안은 정부가 필요하니 알아서  논의하지말고 조속히 통과해달라는 말인데..... 같은 입법에 이렇게 잣대가 다르니 어안이 벙벙할 밖에요.

 

게다가 정부가 송파 세모녀법이 들어있다며 주장하는 이른바 민생법안에는  크루즈에서 도박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나 경복궁 옆에 호텔을 짓게하는 법안 등이 다수 포함되어있습니다. 이 법안들은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매우 큰 법입니다. 이를 경제활성화 법안 ,민생법안으로 보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국회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해 내민 손(세월호 특별법)은 야멸차게 거절하고 정부가 필요해 내미는 손( 민생법안이라 쓰고 경제악법이라 부르는 법들)은 얼른 잡으라고 하니.. 내민 손이 머쓱합니다.

 

이번주 방송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월호 현안이 워낙 크다보니 민생법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못나눈게 아쉽네요. 이번 주 방송 중에서 MBN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놨습니다. 공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