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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하루/박용진의 오늘

동희오토 - 10년만의 기분좋은 만남


“그의 시원한 웃음처럼 동희오토 투쟁도 시원하게 승리하기를”

 

  지난 8월 19일 목요일 저녁 시청 옆 프레스센타 앞에서 열린 파견법 철폐 및 비정규직 투쟁지원 집회에 갔다가 반가운 얼굴을 봤다.

  동희오토 노동조합 지회장인 이백윤 동지다. 훤칠한 키에 웃으면 하얀 치아가 고르게 다 들여다 보이는 시원한 스타일의 사내다.

  11년 전인가 12년 전인가 모르겠지만, 국민승리21 조직부장이자 학생사업단장으로, 기획부장 겸 언론부장을 맡아 진보정당의 불씨를 살려야겠다고 중구난방 뛰고 있을 때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 꼭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바람을 응원해주던 후배들은 거의 없었다. 아직 전투적 학생운동의 잔향이 짙게 남아 있었던 시절이라 ‘진보정당’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 ‘출세주의와 개량주의’의 집합소 같은 곳으로 여겨졌고, 좌파 학생운동 출신인 나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후배들이 있을 리 없었다. 함께 운동했던 동기들이나 선배들과 노선을 달리하고 결별했던 때라 더욱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이었다.

 

 <현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었다. 그때도 지금도 이백윤(좌) 동지는 참 시원하고 미남이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좌파 학생운동 그룹이 책임지고 있었던 당시 중앙대학교 총학생회는 나와 진보정당 운동에 호의적이었다. 지금 중앙당에서 활동중인 공태윤 동지를 비롯해 여러 후배 학생운동 활동가들이 그 당시 국민승리21과 내가 기획과 책임을 맡고 있었던 “청년실업운동”에 함께 했었다.

  세월이 흘러 당이 만들어지고 성장하고 원내진출을 성공시키고, 분열하고 분당하여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는 그들의 소식이 궁금했어도 한번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이영수, 최기석, 공태윤, 이진숙, 천유창, 이백윤... 모두들 고맙고 보고싶은 이들이다.

 

 

 

 

  그러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어느 주간지 기사에서 이백윤 동지의 사진을 보았다.

“동희오토”라는 이름도 그때 처음 알았다. 분당과 총선, 어지러운 당내 상황 때문에 그때 바로 연락하고 만나지 못한 채 지금까지 그의 분투와 비정규직 노동운동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최근 진보신당에서 동희오토 지원에 적극 나서고, 유인물을 제작하고 1인 시위, 공동행동, 집회 조직등을 나서게 되면서 나는 지난 목요일 저녁 집회에서 이백윤 동지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이지만 예전 열정도 그대로, 시원함도 그대로, 겸손함도 그대로...

  핸드폰에 귀여운 여자친구의 사진을 담고 있고, 정치적인 소속(?)을 물으니 진보신당과 사회당 보다 훨씬 왼쪽 어느 조직에 소속되었단다. “말로만 떠드는 좌파가 아니어서 다행이고 네가 정말 훌륭하다.”고 이야기 해줄수 있어서 다행이다.

 

  예전에는 학생운동과 당운동, 청년실업운동에서 내가 그들에게 자극을 주었다면, 지금 이백윤과 그의 동지들이 나와 우리 당원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어서 고맙다. 더운 여름을 달구는 그들의 투쟁이 쉽지 않고, 투쟁의 마무리가 승리로 접어들어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는 자리가 새로운 길이고, 그들이 멈추는 자리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될 만큼 뚜렷한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재동 농성장을 한번 찾아가마고 했다. 맛있는 거 한번 사주마는 약속을 했다.

선배가 아닌 동지로,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소란한 진보신당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극을 주고 있는 그들에 대한 연대의지로 말이다.